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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금자리
11월 8일 논산시민공원에 들렀다. 오전 타임 비누 공예를 마치고 밥 먹고 잠시 1시간의 짬을 이용하여 들른 곳이 이곳이다. 1시간 정도의 시간이므로 멀리 뛰지는 못하고 1시간만이라도 가을 볕을 오롯이 쬐고 싶어 선택한 곳이다. 지금 상황과 시간으로서는 가장 최적의 장소라 판단했다. 도착해 보니 공원 곳곳에 온통 가을이 가을 가을 한다. 벌써 11월 8일이다. 가을도 한참 무르익은 가을. 이제 이렇게 단풍이 들어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는 나뭇잎들이 간신히 지탱하고 있을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며칠 상관으로 기온은 내려가고 찬바람은 불 것이며 나뭇잎은 낙엽이 되어 발 밑에서 바스락거릴 것이다. 햇살 쏟아지는 서늘한 가을의 정취 이것이 얼마 남지 않았으려니 생각하니 보석보다 더 귀하고 귀하다. 지난주 토요..
어제도 좌절감이 바닥을 쳤다. 주말치고 날씨가 너무 좋아 가출하듯 부랴부랴 홀로 집을 나와 4시간 정도 흐르는 동안 결국 반경 1시간 이내 집 주변을 맴맴 돌고 왔는데 2시 반쯤 집에 도착하고 나니 아직도 햇볕은 쨍쨍 볕 좋은 가을이라 네 시간 정도 외출한 것이 마치 꿈에런 듯 먼 이야기가 되는 것이 참 신비한 경험이었다. 시간이라는 것이 참 묘한 요술를 피우는 거 같다. 가을 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4시간 동안 인근의 신성리 갈대밭과 서동요 세트장 근처 저수지를 한 바퀴씩 뺑뺑 돌고 왔는데도 몸이 고단할 대로 고단하여 지쳐 있는데도 꿈속의 일이라니. 저녁 먹고 7시 넘어서까지 나는 별도로 한 일이 없다. 그 시간이면 뭔가 씩씩하게 도전해서 한 가지 일을 이뤄낼 법도 하지만 피아노를 조금 친다..
이렇게 평화로운 곳을 지나치고 평화에 동참하지 않는 것은 참으로 애석한 일이다. 이 세상 어느 한 곳에 이런 평화가 깃들어 있는 곳이 있다면 기필코 그곳에 동참하여 평화를 느껴야 한다. 이곳에서는 어떤 배척도 없고 조바심도 없고 의무와 책임도 없다. 누구 눈치 볼 것도 없고 기다릴 것도 없고 그냥 나 혼자 망망대해 유유자적 해도 되는 곳. 흘러가는 것은 잔물결치는 강물과 바람 살짝, 나밖에 없을 뿐. 아 가을 잠자리도 하나 있구나. 좀 더 가다 보면 물결이 실어 나르는 듯 정지한 듯한 오리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한낮의 시간에 하늘이 내려와 앉아 있고 햇살이 따스하게 비추는 정중동의 풍경. 그곳에 살짝 나의 평화로운 발걸음을 허용하는 이 풍경에 내가 발걸음을 더하지 않는다는 것은 매우 손해 보는 일. 세상..
요가를 하다 보니 어려운 동작이 많이 나온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전까지는 생각지도 않았던 동작들을 일주일에 한 번씩 참여하며 따라하다 보니 얼토당토않게 못 미친다. 1년 이상 10년까지 꾸준히 해왔던 사람들은 부드럽고 쉽게 할 수 있는 동작들을 나는 언감생신 흉내도 내지 못한다. 평소 같으면 빡센 동작 앞에 어리광인지 불평불만을 앞세우며 뿌리치는데 바빠 진전의 기회를 얻지 못했을 텐데 불평을 말할 수 없는 분위기가 되고 보니 조용히 흉내라도 될 수밖에. 흉내라도 내는 과정에서 어찌되었던 해보려고 노력하는데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몸이 힘들고 마음도 지쳐 피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이다. 조금이라도 불평 불만이 허용되었다면 소리를 드높였을 것이다. 단지 소통하고 힘을 얻기 위한 소리가 아닌, 힘들어서 ..
실은 이른 아침부터 안개가 너무 짙어서 언제 걷힐지 모를 안개 때문에 밖에 나오기를 꺼려했다. 오늘은 5시에 눈을 떴는데 6시에 나가던 남편이 오늘 하루 가까운 데서 일하기로 했다고 하였으므로 좀 늦게 나가도 될 것 같다는 여유가 있어 보여 남편을 깨우지 않았다. 그런 것을 더 늦출 수 없다고 판단되어 깨워서 아침밥을 먹여 보내니 7시가 되었다. 아침밥을 먹여 보내야 된다는 사명감이 끝나면 그 이후 시간은 긴장이 풀리는지 잠깐 동안 공허에 젖어든다. 그만큼 아침 시간을 벌게 된데 대한 뿌듯함으로 일거리를 찾아 몰두할 수도 있는데 오늘은 새로 구한 영어책도 심드렁, 그림그리기도 의자에 앉기만 하면 허리가 아파 가물가물 잠이 오기 딱 십상이라 8시 반, 부득불 부진 부진 나선 곳이 바로 여기 백제보 못 미쳐..
사실은 오늘에 대한 기대가 일주일간 있었다. 지난 주에 발견했던 새 오솔길을 가을 햇살을 맞으며 꼭 걸어 보리라. 남부 평생학습관에서 길 건너편 굴 세상 뒷산, 체육공원 한 바퀴 돌고 지난 주에 발견했던 오솔길을 그러면 가을 햇살을 만끽한 후 오늘은 길 건너 자작나무 위에 둘러싸인 코비이코 카페에 갈 생각이었다. 나에게 주어진 공백의 세 시간은 그렇게 가을 햇살을 받으며 실컷 가을 들길를 지나 커피 한잔 마시는 것으로 여유 있게 보낼 생각이었다. 금요일 시간은 오전 비누공예, 오후 핸드메이드 그림 그리는데 이상하게도 비누공예 시간은 기법이 단순한데도 심리적인 억눌림이 있다. 1시간 정도 걸리는 결과물을 보기까지 결과물은 만족하지만 과정은 즐겁지가 않다. 아마도 함께 하는 사람과의 정서적인 공감대가 없기 ..
목요일 수업 있어 1시간 일찍 집에서 나왔다. 깜냥으로는 1시간 정도 논산문화원 뒷산 반야산을 돌고 수업에 참여할 예정이다. 계획대로 일찍 출발하였으니 반야산에 올랐다. 아침 시간 한 바퀴 도는 것 말고는 하루 동안 한 바퀴 돌 수 있는 짬을 얻을 수 없을 것 같아 맘 먹고 외출했는데 역시 잘했다. 이곳도 벌써 몇 달 만에 오는 것이니 역부러 시간을 내기 어려워 오늘 시간이 허락되는 대로 한번 가는 데까지 가 볼 생각이었는데 시간도 알맞게 나온 데다 막상 올라오니 역시 좋다. 오르막을 올라오니 매끄러운 흙으로 깔려 있어 맨발 벗고 걷기에도 안성 맞춤이다. 그리 높지는 않지만 능선이라 할 수 있는 길로 올라오니 논산시내가 한눈에 보이고 주변으로 평원이 펼쳐져 있으니 논산 평원을 바라보는 기분도 쏠쏠하니 좋..
수영하러 간다고 나왔다가 강경까지 왔는데 도착하고 나서야 15일 휴관이라는 현수막을 보게 되었다.그냥 돌아가려니 허전하여 남편이 논산 시민공원으로 방향을 돌린다. 도서관도 있고 시민공원도 있고 반야산도 있으니 걷기 위한 충분한 조건을 갖추었으므로. 막상 반야산 가 볼까 나서니 햇빛이 작렬하게 쏟아져 기를 꺾었다. 대신에 숲속 탐방로로 들어서니 하늘을 가린 나무들이 울창하게 하늘을 가린다 벤치에 드러누으니 잘못 가지고 천장을 가리는 쉬어가 시원한 데다 뛰어내기를 바라는 나뭇가지 사이로 끼어들어오니 자연의 바람에 그렇게 시원할 수가 없다. 에어컨 빵빵 틀어 놓은 실내에 들어가지 않아도너무 그냥 아래에서 천연의 바람을 쐴 수 있으니 소중하면서도 신기하다. 마음이 어제 한 군데 잡수실 났는가 아니 마음의 편의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