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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밥 한 그릇 본문

맛과 향이 어우러져

국밥 한 그릇

물이랑 2023. 5. 11. 15:04

바닷가 해안선을 어슬렁 거리다가 보니 점심 시간이 훨씬 지나 2시가 넘었다. 웬만하면 혼자 다니는 길이므로 대충 싸운 간식거리로 떼우고 말겠지만 오늘은 점심 간식이 계란 하나였다.  마음 같아서는 계란 하나 가지고 버티고 싶지만  뱃속에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 그동안 탄수화물을 너무 좋아해서 섭취하다 보니 적당량의 탄수화물이 제공되지 않으면 강한 허기를 느낀다. 2시간 동안 행복하게 바닷길을 거닐었는데 집에 들어갈 때쯤 기운을 못 쓴다면 그날의 행복을 망치는 일이라. 바닷가 건물들을 보니 호텔 아니면 식당들이 즐비하다. 문제는 그 식당들이 주로 회나 조개구이 등의해산물 위주라  혼자서 감당할 음식도, 가격도 아닌지라 몇 집을 그냥 지나쳤는데 그럼에도 뱃속에서 강한 불만을 나타내므로 포기하기가  어렵다.  현지에서 먹는 식사는 또 하나의 여행 아니던가. 배에서 강한 욕구를 드러던 중 경성한우국밥집이 눈에 띤다. 뭐 국밥이라고 하는 것이 몸에 무조건 이로운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평범한 보통 사람들에게 훌륭한 한 끼 식사가 된다. 문제는 1인 식사가 가능한 지 여부다. 그동안 경험에 의하면 혼자 가도 반갑게 식사를  주는 곳이다.  돈이 얼마가 됐든 친절하게 1인 손님을 맞이 해주는 곳 그런 곳이 내게는 최고의 식당이다.
입구에 들어서니 키 큰 아저씨가 당연히 식사를 주겠노라고 맞이한다.  간단하게 한우 국밥 한 그릇을 시켰다. 12,000원. 바다를 앞에 두고 바라보는 위치에 있으므로 전망도 편하고 또 국밥 한 그릇 말아 주는 것이 그렇게 마음 편할 수가 없다. 대단한 음식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먹을 수 있는 그 국밥 한 그릇이 내게는 최고의 식사였다. 오늘은 고마운 밥까지 먹고 바닷가에서 보내니 3시간. 1시간 정도 더 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3시간 동안 방랑을 마치고 집으로 갈까 한다. 국밥 한 그릇의 여유가 나를 자유롭게 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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